롤리타

즉시 우리들은 미칠 듯이, 어색하게,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고통스럽게 사랑에 빠졌다. 절망적으로라는 말을 덧붙여야 할 것 같다. 그 광적인 소유욕은 오직 서로의 영혼과 육체의 분자 하나하나를 일치시키고 흡수해야만 누그러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빈민가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쉽게 짝지어 다닐 수조차 없었다. 밤중에 그녀의 정원에서 만나기 위해 벌인 그 무모한 시도 뒤로(이 일은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우리에게 허락된 단 하나의 은밀함은 사람들이 많은 해변이었다. 그러나 그곳도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시야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곳이었다. 거기, 어른들로부터 몇 피트 떨어져 부드러운 모래 위에서 우리는 솟구치는 욕망을 억누르면서 오전 내내 뒹굴었다. 서로를 만지기 위해 세상의 행복한 말들을 모두 동원하면서 모래 속에 반쯤 감추어진 손이 내게로 슬슬 기어오고 그녀의 가느다란 갈색 손가락들이 꿈속에서처럼 가까이 다가온다. 그러고 나면 그녀의 젖빛 무릎이 조심스레 옮겨오기 시작한다. 때로는 우연히 어린아이들이 지은 방벽이 서로의 소금기 어린 입술을 스치는 데 충분한 가리개가 된다. 이 아쉬운 접촉은 우리들의 건강하고 미숙한 육체를 너무나 화나게 해서 서로서로를 더듬는 우리 위의 차갑고 파란 물조차 아무런 위안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게 헛되고 내가 갈망에 지쳐있다는 것을 안다.